그 여자의 보물창고/HIStory

그 성전을 수리하게 하라

창고지기들 2024. 8. 17. 11:05

 

 

 

 

그 성전을 수리하게 하라

 

 

통념상, 보물은 미지의 장소에 숨겨진 귀중한 것이다. 유명한 사연과 대략적인 정보가 주는 신빙성, 기발한 상상력으로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의 문제점, 그리고 적당한 무지의 결합이 신비감 창출에 성공하면, 보물은 사이렌처럼 사람들 유혹하기에 착수한다. 그렇게 걸려든 사람들은 보물찾기를 하든지, 혹은 정반대로 보물 내다버리기(절대반지처럼)를 하든지 간에, 어쨌든 죽을 각오로 모험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

 

예언자가 말했다. 사막으로 가라고, 그러면 보물을 찾을 수 있다고. 그녀의 말대로 사막으로 나아간 덕분에 보물을 찾은 적도 있었다. 황무지에서 발견한 보물은 그 옛날 사막의 교부들이 찾은 것과 다르지 않았다.

 

이제, 도시로 되돌아온 나는 사막이야 말로 보물을 찾기에 알맞은 곳임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도심의 중앙이 아니라 변두리를 추구한 것이지만, 사막에 비하면 도심의 주변부조차 너무나 중심지였다. 안정적인 도시의 속성상 모험심이 필요할 리가 없었다. 문제는 믿음이 모험심의 굿 파트너라는 점에 있다. 모험심의 급격한 감소에 따라 믿음 역시 마비되기 쉬운 것이다.

 

끝까지(!) 믿음을 고수하기 위해서라도 모험심은 필요하다. 만일 안정적인 환경으로 인하여 전형적인 모험심이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모험심의 대체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성전 수리는 그런 것들 중 하나일 테다. 엔트로피를 따라 안정적으로 예배하는 성전도 무질서해지 마련이다. 날마다 청소와 동시에 수리해야할 필요가 저절로 생길 수밖에 없다. 날마다 성전의 부서진 곳을 살펴볼 엄두를 내고, 그것을 수리할 결심을 하는 것은 안정적인 도심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믿음의 사람이 할 수 있는 모험일 것이다.

 

 

너(서기관 사반)는 대제사장 힐기야에게 올라가서 백성이 여호와의 성전에 드린 은 곧 문 지킨 자가 수납한 은을 계산하여 여호와의 성전을 맡은 감독자의 손에 넘겨 그들이 여호와의 성전에 있는 작업자에게 주어 성전에 부서진 것을 수리하게 하되 곧 목수와 건축자와 미장이에게 주게 하고 또 재목과 다듬은 돌을 사서 그 성전을 수리하게 하라(왕하 22:4-6)

 

 

방관 속에서 마음 여기저기가 부서져 버렸다. 형제를 옹졸하고 박절하게 손절한다거나 독서에 시간을 들이지 못했던 것은 그 때문이다. 그래서 말씀이신 로고스가 꽁꽁 숨겨져 있었던 것이리라. 그러므로 다시 믿음을 굳게 하고 모험을 떠나야 한다. 성전을 수리를 위해 관심과 애정, 시간과 돈, 그리고 노력과 열심을 들여야 한다. 그래야 성전 미지의 곳에 숨겨져 있던 보물을 비로소 찾아낼 수도 있는 것이다. 키리에 엘레이손!

 

 

 

 

#Aug. 17. 2024. 사진 & 글 by 이.상.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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