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M. G. 바클레이의 책, 을 읽고. 공시성과 통시성은 단어에도 스며있다. 동시대성과 역사성이라는 X축과 Y축의 좌표 위에서 단어는 끊임없이 유동적이다. 마치 원석이 보석세공사에 의해 깎이듯 단어의 의미는 시간과 사회의 손길에 의해 지속적으로 깎여나가는 한편, 새로운 더께가 그 위에 엉겨 붙고 만다. ‘선물’을 뜻하는 ‘은혜’도 예외는 아니다. ‘선물’의 의미를 어떻게 여기는지에 따라 서로 다른 ‘은혜’의 개념이 공존하게 되는 것이다. 인류학자들에 의하면, 인류 전반에서 통용되고 있는 선물이란 최소한의 자격이 있는 자에게 베푸는 혜택으로 보답(감사, 갚음 등)에 대한 기대를 담보하는 것이다. 그러나 서구 철학자들에 의해서 선물의 의미는 다른 방향으로 정의되었다. 임마누엘 칸트는 어떠한 보답도 바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