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 2

불행을 제압하는 다행

불행을 제압하는 다행 다행히도 나는 병적인 당위 상태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거의 반세기 동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당연히 그래야만 한다, 혹은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는 당위 속에서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러나 무심한 세상이 당위적일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위를 고집한다면, 큰 혼란을 각오해야 한다. 결국, 반복되던 나의 현실적 멀미는 교정 받지 못한 우매 무지함에서 연유한 것이었다. 볼지어다 이들은 악인들이라도 항상 평안하고 재물은 더욱 불어나도다 내가 내 마음을 깨끗하게 하며 내 손을 씻어 무죄하다 한 것이 실로 헛되도다(시편 73:12-13) 시편 73편의 시인 역시 당위로 점철된 생을 산 듯 보인다. 의인은 형통해야만 하고, 악인은 패망해야만 한다는 당위적 인..

하느님을 미워해도 될까요?

피에르 볼프의 책, 를 읽고. 우리가 미워하는 대상보다 더 우리의 전 존재를 빨아들이는 사람은 없습니다. … 누군가를 미워할 때는 우리 안에 있는 모든 문에 자물쇠가 채워집니다. 미움으로 인해 우리의 의식은 매우 좁아져 눈앞에 있는 것만, 그것도 부분적으로만 보게 됩니다. -본서 중에서 상처에서 터져 나오는 분노와 미움과 같은 어두운 감정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이 책은 그에 대해 다정하게 답해준다. 역사상 가장 완전한 수준의 인간이었던 욥과 예수님은 상처 받았을 때, 하나님께 “왜?”라고 질문하면서 탄식했다. 부정적일지언정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솔직하게 하나님께 토로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이 하나님을 철저히 믿었기 때문이다. 자기 앎의 한계와 능력의 나약함을 인정하고 하나님의 불변하는 사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