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의 보물창고/HIStory

가만히

창고지기들 2024. 6. 22. 12:08

 

 

 

 

가만히

 

 

악은 영리하고 근면하다. 무식하고 게으른 것을 경멸한다. 마침내 악이 완전히 실현되기 까지 강한 인내심을 가지고 온갖 좋은 덕목들을 지혜롭게 활용할 줄 안다. 그러므로 어쭙잖은 지혜와 부지런함 정도라면, 봉변당할 각오를 하는 것이 맞다.

 

게다가 악은 교묘하다. 대놓고 노골적으로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길 꺼린다. 그런 것은 하수들의 전유물이다. 수준 낮은 재주나 솜씨를 악은 혐오한다. 그래서 악은 가만히(secretly)를 선호한다. 느닷없이 들이닥치는 무례하고 억센 폭우보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가랑비가 더 많은 사람의 옷을 적시는 까닭이다. 

 

 

저희(거짓 선생들)는 멸망케 할 이단을 가만히 끌어들여 자기들을 사신 주를 부인하고 임박한 멸망을 스스로 취하는 자들이라(베드로후서 2:1)

 

 

이스라엘 공동체에 참 선지자와 거짓 선지자가 있었다면, 교회에는 참 선생과 거짓 선생들이 있다. 진리에 반하는 이단을 가르치는 자들을 가리켜 거짓 선생이라고 하는데, 진리가 구원을 불러온다면, 임박한 멸망은 이단의 뒤꽁무니를 따른다. 이 때 임박한 멸망이란 이 세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일시적인 멸망과 장차 올 세상의 영원한 멸망을 모두 포괄한다. 즉, 일시적인 멸망을 피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영원한 멸망을 피할 수 있는 거짓 선생은 없다.

 

 

성령 하나님의 내주를 근거로 내 마음은 성전이다. 나의 성전은 자의식이라는 트로피를 차지하기 위한 갖은 자아들의 각축장이 된다. 내 안의 수많은 자아들은 성령님을 몰아내고 대표 자의식을 차지하려고 혈투를 벌이곤 한다. 이 기회를 놓칠 리 없는 자들이 거짓 선생들이다.

 

내 마음을 텍스트(the living text)로 읽기 시작한 것은 성경 본문(The Text)을 묵상하면서 부터다. 텍스트에 문법이 있듯이 내 마음에도 일정한 패턴이 있다. 대체로 고요하고 평안한 미풍으로 일관하다가 한 번씩 불어오는 건조한 돌풍의 역습을 받는 것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우울감과 무기력감과 짜증이 마음의 주도권을 찬탈하려고 애를 쓰는 것이다. 특별히 요즈음은 그저 밤사이 자고 일어났을 뿐인데, 새벽 배송으로 배달된 짜증 때문에 더러 놀라곤 한다. 

 

사단은 자기 특기를 살려 가만히 불법을 획책한다. 그것이 성공하면 내 마음은 몸살에 걸린듯 앓아 눕는다. 분노로 마음의 열이 오르고, 짜증으로 콜록거린다. 말씀에 비추어 재빨리 진단을 받고 투병 중임을 가족에게 알리면 다행이다. 시기를 놓쳐 분노와 짜증을 내버려 두었다가 나 때문에 가족들이 상처라도 입게 되면, 자기혐오까지 더해져 사단의 불법에 훨씬 오래 시달려야 한다.

 

 

내가 허물이 없으나 저희가 달려와서 스스로 준비하오니 주여 나를 도우시기 위하여 깨사 감찰하소서(시 59:4)

 

 

가만히 행하는 불법의 영들에 대한 면역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방법은 하나다. 성령 충만! 그러나 그것은 내가 나를 치료할 수 없듯이 나의 의지로 이룰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성령 충만을 위해서 내 편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마음을 진리의 검사대에 올려놓고 하나님의 눈, 그 불꽃같은 공의의 눈으로 감찰을 받게 하는 것이다. 죽을 때까지 관리해야 하는 혈당처럼 퍽 성가시고 고단한 일이지만, 주님의 명령을 따라 나를 사랑하는 방식으로 반드시 순종해야할 일이다. 하~

 

 

그러하오니 주여! 

날마다 당신의 제단 위에 저를 올려놓게 하소서. 

당신은 흠 없고 정결한 제물만을 용납하시는 분이오니 

당신의 제단 위의 저를 감찰하사

제 안에 가만히 행하는 불법의 영들을 적발하고 제거하소서.

그리하여 당신이 기뻐 흠향할 만한 

흠 없고 정결한 마음이 되게 하사

당신의 성령께서 내주하시는데 

불편함이 일절 없는 성전이 되게 하소서.

 

 

 

 

#Jun. 22. 2024. 사진 & 글 by 이.상.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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