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y Mission/Ukraine HIStory

#11. 성상 이해를 통한 선교

창고지기들 2019. 4. 4. 17:07







#11. 성상(holy images) 이해를 통한 선교



우크라이나 선교와 관련해서 

알아두면 몹시 쓸데 있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제2차 세계대전이고, 다른 하나는 동방교회이다. 

키예프는 제2의 콘스탄티노플이라 불릴 정도로 

동방교회의 신앙 유산을 잘 보유하고 있다. 

‘아이콘’(icon) 혹은 '성상'(holy image)은 

동방교회의 비잔틴 유산들 중 하나인데, 

이것은 선교 이해와 실천에 있어서 특별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아이콘은 교회를 

동방과 서방, 양측으로 갈라놓은 장본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서방교회의 신학적 입장은 

동방교회가 전통으로 지켜온 아이콘을 우상숭배라고 정죄해왔다. 

그러나 선교적 입장에서는 

신학적 입장을 잠시 보류할 필요가 있다. 

동방교회를 이해하려는 태도를 가지고, 

아이콘의 의미, 그것이 상징하는 바, 

그리고 동방교회 교인들이 그것을 어떻게 수용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동방교회당에 들어서면 

시각과 후각의 활동이 급격히 활발해진다. 

먼저, 동방교회의 체취와 같은 독특한 향이 코를 자극하면서 

자신이 다름 아닌 교회에 왔음을 인식하게 되고, 

사방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갖가지 거룩한 장식들과 아이콘들, 

그리고 줄지어 타오르고 있는 촛불들의 행렬을 보면서 

저절로 숙연한 마음이 들게 한다.


교회 공간 전체에 배치되어 있는 이미지들이 

동방교회의 신학과 신앙을 반영함은 물론이다. 

높다란 천장은 돔 형식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그곳에는 세상을 다스리시는 통치자 

그리스도(Christ Pantocrator)의 이미지가 자리 잡고 있다. 

예배당 안쪽의 반원 모양의 벽에는 두 손을 벌려 

사람들을 환영하는 마리아(the Virgin Mary, Platytera)의 

이미지가 안착해 있다. 

회중석(nave)과 안쪽의 성소(the sanctuary)를 구분하기 위해 

세워둔 긴 스크린(icon screen, iconostasis)에는 

그리스도를 비롯해서, 마리아, 세례 요한, 천사들 

그리고 수많은 성인들의 이미지들이 담겨져 있다. 

이것은 그들이 거룩한 하늘과 세속적인 세상 

양쪽 모두를 섬기고 있음을 형상화한 것이다.


회중들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에는 

수많은 성인들과 함께 성경 내용을 그린 그림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즉, 복음서를 기록한 네 명의 성인들, 

서방교회에도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바질, 크리소스톰과 같은 성인들, 

그리고 역사적으로 그 교회에 기여한 성인들의 이미지가 

교회 안에 터를 잡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삼위 하나님의 모습을 담은 이미지도 

회중들이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놓여있다. 


이와 같은 아이콘들은 예배당뿐만 아니라 

동방교회 신자들의 집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신실한 동방교회 교인들은 각자의 집에 

특별한 공간을 마련한 뒤, 그곳에 아이콘을 두고 

초와 향을 피워놓고 기도한다. 

이것은 기도가 하늘로 올라가는 향기임을 

상징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교회처럼 벽 전체를 아이콘으로 두르지는 않지만, 

가정마다 특별히 존중하고 존경하는 아이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 선교적 단상


텍스트 중심의 신앙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이미지를 통해서 신앙을 배우고 고백하고 표현하는 행동은 

몹시 불편하고 나아가 혼란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동방교회 교인들 역시 

아이콘 자체를 하나님으로 간주하거나, 

그것을 경배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서방교회 신도들이 텍스트(성경)을 통해서 

하나님을 알아왔던 것처럼, 

동방교회 신도들은 이미지를 통해서 

하나님을 배우고 알아가는 방식으로 신앙을 형성해왔던 것이다. 


그들은 이미지를 바라보면서 

그것이 가리키는(point to; refer to) 것을 이해하고, 

깨닫고, 삶으로 반응해왔다. 

동시에 그들은 예배당에 가득한 성인들의 아이콘을 바라보면서 

자기보다 먼저 하나님을 예배하며 믿음을 지켰던 

신앙의 선배들과 함께

하나님께 기도하고 경배하고 있다고 여긴다.

 

이와 같은 신앙의 전통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몇 마디의 신앙 내용을 가르치고 

그것을 고백하게 하는 것은 성급한 노력일 것이다. 

이들 역시 성경을 최고의 권위로 인정하는 바, 

말씀을 다채로운 감각과 풍성한 방식으로 

오랜 시간을 들여 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이 교회나 특별한 공간뿐만 아니라, 

그들 일상의 전 영역에 관심을 가지시며 

함께하길 원하신다는 것을 

세심하게 증거 해야 할 것이다.





#Apr. 4. 2019. 사진 & 글 by 창고지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