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The Church" 아이콘과 선교
<개인>은 18세기 계몽주의의 산물들 중 하나다.
이 후 <개인>은 꾸준한 인기를 통해 각광을 받으면서
하나의 트렌드를 넘어 확고한 이념으로서의 <개인주의>로 자리 잡았다.
그 과정에서 <개인주의>는 종교에도 큰 영향을 미쳤는데,
현대의 그리스도인들은 신앙생활의 기본 단위가
<개인 신앙>이라고 여기는 실정이다.
개인 구원, 개인 신앙 훈련, 개인의 자발적 봉사 참여 등이
신앙생활에 있어서 인기 과목들임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런 맥락 속에서 “교회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어쩌면 퇴행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
그러나 비잔틴 신앙의 디폴트는 <교회>다.
동방교회에 있어서 신앙의 기본 단위는 <교회>이며,
교회가 개인의 신앙을 결정한다.
즉, 개인의 신앙생활은 교회 공동체의 지배 아래 있는 것이다.
위의 아이콘의 제목은 <교회>다.
보이는 바와 같이 배는 교회를 상징하고 있다.
그것도 항구에 묶여있는 배가 아니라
바다 한 가운데를 항해하는 중인 배로 말이다.
항해 중인 배는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폭풍은 말할 것도 없고,
배 앞 뒤편에 도사리고 있는 암초 역시
언제든지 배를 난파시킬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므로 시종일관 순탄한 항해를 기대하는 일은 어리석다.
목적지에 가닿을 때까지 배는
수많은 난관과 장애물들을 필사적으로 극복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에 타고 있는 사람들은
각기 제 소임을 다하고 있다.
배 앞쪽의 사도들은 열심히 고기를 낚고 있고,
그 중 두 사도는 시선을 선장(!)께 고정시킨 채,
명령만 내리시면 언제든지 닻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배 뒤쪽의 교부들은 예배와 예식을 담당하고 있으며,
앞쪽의 말씀을 붙들고 있는 신학자와
뒤쪽의 손을 활짝 펴고 기도하는 마리아는
말씀과 기도로 교회가 무사히 항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물론, 이들 중 가장 중요한 인물은
배의 키(helm)를 잡고 있는 그리스도시다.
그분은 교회가 정해진 방향, 곧 하나님 나라를 향해
올바르게 나아가도록 교회를 적극적으로 인도하고 계신다.
그렇게 위의 아이콘은 고요하면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혼자서는 절대로 하나님 나라에 도착할 수 없으며,
반드시 교회에 올라 공동체와 함께 하나님 나라의 여정을 떠나야 한다고.
또한 교회는 그리스도의 진두지휘 아래,
각 지체들이 말씀과 기도로 일사분란하게
자신이 맡은 일에 충성을 다할 때,
역사의 그 어떤 풍랑과 풍파 속에서도,
그 어떤 무시무시한 암초 사이에서도
난파하지 않고 하나님 나라에 도착할 수 있다고.
그리스도의 영과 함께 시작된 교회는
지속적인 선교적 항해를 통해 지금에 이르렀다.
즉, 교회는 오랜 역사와 전통 속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한 배에 탔던 사도들과 교부들과
신학자들과 목회자들과 성도들의 지속적인 헌신 속에서
지금까지 이어져온 것이다.
동시에 계속해서 교회는
그리스도의 주권 속에서 성령 하나님의 도움(말씀과 기도)을 따라
하나님의 명령(선교)대로 복음을 세상에 증거 해야 함을 알려준다.
*)선교적 단상
선교는 개인의 일이 아니라 철저히 교회의 일이다.
그래서 선교는 개인이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무엇인가를 행하려는 노력이라기보다는,
이미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통해 주도하시는 항해에
작은 파트로 참여하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불행하게도 교회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장애물들과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는 바다를 항해하는 배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그리스도께서 키를 쥐고 계신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러 난파당하고,
자주 비난을 당하는 배가 있을지언정,
아직 많은 배들이 그리스도의 명령을 신실하게 지키면서
사도들과 교부들 그리고 신앙의 조상들의 뒤를 따라
항해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우리 역시 그 배에 올라타서 항해하는 중이다.
2000년 전부터 선장으로 수고하고 계신
그리스도를 든든히 의지하면서,
많은 좋은 선배들의 뒤를 따라,
그리고 선한 동료들과 함께 하나님 나라에 도착하기 까지
성도들을 불러 모으는 일의 작은 파트를
감당하는 중인 것이다.
#May. 9. 2019. by 창고지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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