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의 보물창고/HIStory

셀프(Self)에게 회개를!

창고지기들 2024. 11. 23. 11:24

 

 

 

 

 

셀프(Self)에게 회개를!

 

 

나는 교회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고, 그리스도의 공로로 구원받은 주님의 신부다. 성부께서 주신 믿음으로 성자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받은 까닭이다. 그런데 신묘막측(神妙莫測)한 셀프(Self)의 스펙트럼은 무궁하다. 성령이 운행하시는 나의 셀프 안에는 의식과 무식이 공존한다. 무의식의 바다 속에는 자연스레 잊힌 온갖 아름다운 빛들과 함께 기억하고 싶지 않은 혹은 기억할 수 없는 리워야단 같은 무시무시한 어둠이 공존한다. 의식의 대지 위에는 수없이 많은 종류의 에고(Ego)들이 서로 으르렁거리며 패권 다툼을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나의 셀프는 버가모 교회다.

 

버가모 교회에는 순교자도 있고, 발람과 니골라 당의 교훈을 지키는 자들도 있었다.(요한계시록 2:13-14) 그리스도를 위해 목숨을 희생하는 자도 있었고, 자기 욕망(돈, 권력, 명예 등)을 위해 그리스도를 희생시키는 자들도 있었다. 그렇게 버가모 교회에는 이 끝에서 저 끝까지의 다양한 종류들이 서로 공존하면서 각자 교회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서 격동하고 있었다.

 

양극단의 에고들이 공존하기는 나의 셀프도 마찬가지다. 오직 주님의 영광을 위해 자신을 바치려는 거룩한 자아가 있는가 하면, 오직 패권을 장악한 자아의 영광을 위해 주님과 더불어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착취하려는 무리들도 있다. 그래서 나는 매일 말씀과 기도에 힘을 쓰는 동시에 유튜브에서 전파하는 갖은 정보들에 귀를 건네주고, OTT에서 제공하는 드라마들을 욕심껏 눈에 담으며, 오로지 내가 하고 싶은 사역, 누리고 싶은 여생을 악착같이 꿈꾼다.

 

살금살금 올라가던 혈당이 마지노선을 넘어버린 지 오래다. ‘괜찮아, 금방 잡을 수 있어!’하며 지속적으로 자신을 속여 온 탓이다. 덕분에 육체의 소욕을 추종하는 일군의 에고(Ego) 무리들에게 패권이 넘어갔고, 절제의 대상이 탐식에서 성령의 역사로 역전되었다. 그런 내게 주께서는 버가모 교회에게 주시는 말씀으로 교훈하셨다.

 

 

“네가 내 이름을 굳게 잡아서 내 충성된 증인인 선교사로 지금껏 사역해오고 있음을 알고 있도다. 그러나 네게 두어 가지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네게 발람의 교훈을 지키는 자들과 니골라 당의 교훈을 지키는 자들이 있도다. 그러므로 회개하라 그리하지 아니하면 내가 네게 속히 가서 내 입의 검으로 그들과 싸우리라”(요한계시록 2:13-16 인용)

 

 

나의 셀프는 한껏 거룩해지는 한편, 한껏 세속적이 되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그 사이에 좌우에 날선 검을 가지신 이의 말씀을 따라 회개라는 은혜가 주어진다. 외부로부터 주입된 거짓 욕망으로 패권을 거머쥔 자아로부터 그 권력을 회수하는 거대한 힘, 회개. 그 돌이킴을 통해 나는 주님의 원수에서 발람과 니골라 당의 원수로 역변한다. 그렇게 회개는 나의 셀프를 조금씩 본연의 모습(하나님의 새창조로 지어진)으로 성화시켜 가는 은혜다. 내 평생에 바로 그 은혜가 정녕 나를 따르기를, 키리에 엘레이손!

 

 

융에 따르면, “자기는 스스로를 실현하려 노력하는 가운데서, 모든 측면에서 인격적인 자아의 한도 너머로 뻗어나간다. 모든 것을 아우르는 그 속성 때문에, 자기는 자아보다 밝은 동시에 더 어둡다. 그에 따라 자아는 회피하고 싶은 문제들에 직면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자기를 체험할 때 자아는 늘 패배를 겪게 된다.” 그러므로 자아가 팽창된 상태는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나’의 정체성을 찾기보다, 그 ‘나’를 자기 존재의 중심으로 삼아 우상처럼 숭배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징후이다. 건강한 상태를 향한 여정에는 바로 이 자아, 곧 ‘나’를 그 중심에서 끌어내리는 작업이 수반된다. 그 ‘나’는 자기의 일부이며 그 자기에 의해 구성되는 존재이지, 자기 자체는 아닌 것이다.

-크레이그 바르톨로뮤, <하나님께 소리치고 싶을 때: 욥기> 중에서 

 

 

 

#Nov. 23. 2024. 글 by 이.상.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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