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의 보물창고/HISbooK

선교와 문화인류학

창고지기들 2011. 11. 13. 04:27

 

 

 

 


이 책은 선배 선교사님의

강력한 추천(!)으로 읽게 된 책이다.

 

신학 대학원 시절 이와 비슷한 책을

텍스트북으로 읽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 때는 지금처럼

재밌게 읽지는 못했다.^^;

이 책을 재밌게 읽었던 이유는

아마도 지난 구 년여의 미국 유학생활을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정리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통해서 나는

현재 내가 살아가고 있는 문화인,

북미 문화의 특성을 비판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미국에 살고 있음으로

비록 시작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특별히 호감, 자기 의존성,

기계적 축소주의, 수량화, 실용주의 등

북미 문화의 영향에 의해서

복음이 주는 자유를 누리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이 책은

고작 리처드 니버의 ‘그리스도와 문화’에서 말하는

문화에 대한 이해와 태도 수준에 머물러 있던

나의 지적 게으름에 경종을 울려 주었다.

그리고 곧 아프리카로 들어가는 내게

북미 문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복음의 숨겨진 면모를

아프리카 문화에서 보게 될 것이라는

강한 기대감을 불어 넣어 주었다.

 

 

 

선교는 하나님께 주도권이 있는

하나님을 위한 일이다.

그러므로 케냐의 선교사가 된다는 것은

내가 선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선교 되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또한 선교는 사람을 위한 일이기도 하기에

무엇보다 믿음, 소망, 사랑의 일이어야 하며,

성육신하신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철저히 이타적이고,

타인 중심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복음을 그들 문화 안에서 번역해야 함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이와 같은 선교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내 자신이 먼저 그들의 학생이 되어

그들의 문화와 언어를 배워야 함을 확실히 하게 되었다.

 

 

 

처음, 하나님께서

나를 선교사로 부르셨을 때,

나는 “저는 선교사로서 하나도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요?”로 반응했다.

 

그 때 그 분은 내게

“아니다. 너는 이미 준비가 되었다.”라고 말씀하셨다.

 

물론, 처음엔 하나님의 말씀을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서 나는

하나님께서 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먼저, 나는

구 년여 기간 동안의 유학생활을 통하여

‘문화 충격’을 이미 경험했다.

이와 같은 경험은 아프리카에서 겪게 될

‘문화 충격’을 훨씬 가볍게 해줄 것이다.

또한 유학생활 동안에 저질렀던

문화 충격에 따른 실수와 잘못들을

아프리카에서는 저지르지 않으리라는

다짐도 해보게 되었다.

 

 

두 번째로 유학 생활 중에 했던

말씀 묵상 사역이

선교지에도 절실히 필요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말씀 묵상 사역은 한 개인이

자신의 문화 안에서 하나님 말씀에

스스로 반응하고,

순종하는 것을 돕는 사역이다.

이와 같은 사역은

케냐의 성도들이 자기 문화 안에서

자립적으로 복음에 순종하면서

복음을 토착화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말씀 묵상 사역은

북미 문화권에서 행해졌던 것임으로

그대로 가져다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므로 성령님께 지혜를 구하면서

아프리카에 알맞게 말씀 묵상 사역을

새롭게 변혁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학생활 내내 하나님은

나를 변두리로 내모는 작업을 하셨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 나는

선교사는 중심에서 밀려난

변두리형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즉, 선교사는 파송 교회에서도,

그리고 선교지 교회에서도

하나님이 중심이 되어 일하시도록

변두리에서 하나님을 돕는 자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교사는

어디서든 이용당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네가 젊어서는 스스로 띠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거니와

늙어서는 네 팔을 벌리리니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하지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리라.’

(요한복음 21:18)

 

 

앞으로 우리 가족들은

새로운 선교 신상품(!)으로 취급당하면서

이러저러한 모양으로 이용당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분의 선하신 뜻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임을 믿기에

억울해 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기로 한다.

 

 

 

마지막으로 확실히 할 것은

아프리카에서 어떤 모양으로든

선교 사역을 할 때,

강한 확신을 가지고 하되

확신의 근거를

내 자신이나 내 경험이 아니라

오직 복음에 두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날마다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나를 겸손히 세우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멀리서 은 나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곧 출정을 해야 할 것이니

무엇보다 마음을 지킬 일이다.

 

 

키리에 엘레이손!

 

 

 

#Nov. 12. 2011. 글 by 이.상.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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