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을 많이 먹는 것이 좋지 못하고
자기의 영예를 구하는 것이 헛되니라(잠언 25:27)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권고사직(勸告辭職)을 당한 것이다.
꼬박 21년을 섬기던 사역이었건만,
앞으로 함께하지 못하겠다는
짧은 전언으로 모든 것이 일단락되었다.
나의 의지가 아니라
권력자, 그것도 신출내기 권력자에게
하루 아침에 짤리는 기분이 좋을 수야 없지만,
미리 예감하게 하시고,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하신
주인의 예방 주사에 감사하지 않을 수도 없다.
"21년간 성실히 참여해왔고,
순전히 타인에 의해서 권고사직을 당하게 되었으니...
이쯤이면 서원을 다 갚은 셈 아닌가요?"
철없던 나의 서원은
이제야 비로소 다 갚아졌다.
더이상 박봉과 홀대를 참지 않아도 된다.
나는 자유다.
아직 실감이 나지는 않지만.ㅋ~
얼마전 방문했던
부산의 헌책방 골목에서
나는 어떤 헌책도 구입하지 않았다.
헌책을 나의 서재에 들이는 일이
나의 취향에 부합하지 않는 것임을
알고 있었던 까닭이다.
끝은 시작과 맞물려 있는 법.
어쩌면 주인은 벌써부터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사역을
준비해놓고 있는지도 모른다.
대체 또 무슨 일을 시키시려고
오래된 사역에 마침표를 찍게 하신 것인지
일단 따라가 보기로 하자!
키리에 엘레이손!
#Dec. 16. 2023. 사진 & 글 by 이.상.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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