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의 발에게
해진 뒤창에
반창고를 붙인 너의 신발은
참 가난한 발을 가졌구나.
마리아였다면
뜨거운 눈물로 닦고
값비싼 향유를 부었으련만
온몸에 들러붙은 유다 열병으로
차갑게 식어버린 내 발은
그저 지나쳐 버렸다.
그럼에도 약속하마.
그들 마냥 선을 긋고
금 밖으로 너를
쫓아내지는 않겠다고.
가난한 너의 발이 보일 때마다
고장남 없는 나침반처럼
불편하게 몹시 흔들리겠다고.
#Aug. 1. 2020. 사진 & 시 by 이.상.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