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venly Ladder of John Klimakos
“네가 남편이 없다 하는 말이 옳도다.
너에게 남편이 다섯이 있었고
지금 있는 자도 네 남편이 아니니
네 말이 참되도다.”
(요한복음 4:17-18)
그녀의 말은 거짓말이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참되다고 하셨다.
그 분은 사실과 진실을 살천스럽게 구별하셨던 것이다.
사실, 여자에게는 다섯 번째 남편이 있었다.
그러나 진실은 달랐다.
지금까지 그녀는 단 한 명의 남편도 가져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뜻 밖에도 참되다는 인정을 받자,
여자는 용기를 내어 다섯 번 결혼한 여자로서는
품기 어려울 것 같은 의문을 제기했다.
여자-(쭈뼛거리며)우리 조상들은 이 산에서 예배하였는데
당신들의 말은 예배할 곳이 예루살렘에 있다 하더이다.
예수님-(단호하게)내 말을 믿으라.
이 산에서도 말고 예루살렘에서도 말고
너희가 아버지에게 예배할 때가 이르리라. (요한복음 4:20-21)
겉보기와는 전혀 달리 여자는 신학에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당시 앙숙이었던 유대인과 사마리아인 사이의 신학 논쟁인
예배 장소에 관해서 물어봤던 것이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러한 논쟁에는 관심이 없으셨다.
그 분에게 그것은 본질인 ‘예배의 대상이신 하나님’을 간과한
공허한 갑론을박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 분은 하나님에 대한 지식 말고
하나님을 여자에게 가르치셨다.
그리고 신학이 제 본분(하나님을 추구함)을 망각하고
자기 자신을 목적으로 삼느라 내쳐버린 하나님(그리스도)이
바로 자신이라고 서슴없이 노출하셨다!
정말이지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 길이 없다.
다섯 번 결혼한 여자에게 그토록 강렬한 영적인 목마름이 있었다니!
어쩌면 예수께서는 그녀의 갈급한 탄식에 이끌려
먼 길을 찾아 오셨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녀의 목마름은 기어이 영원히 해갈되었던 것이다.
가물어 바짝 말라가는 나이로비의 초목들처럼
시들어가면서도 물을 달라고 보채지도 못할 정도로 기진할 때,
행하는 일 선교가 목적이 되면
그것은 생명이 아닌 죽음과의 교통일 뿐이라는 깨달음이 당도했다.
분수에 맞지 않는 목적의 자리에서 내려와
하나님을 알아가는 도구로 제 자리를 찾을 때에야
그것은 비로소 생명과의 교통이 된다는
진실 앞에서 긴 한 숨만 새어 나왔다.
선교지에서의 가장 큰 위험은
보냄 받은 곳에서 선교하다가
보내신 자를 잃어버리는 것일 것이다.
알 길이 없는 한 길 사람 속이
선교사에게도 있기에 더욱 두려워지는 것이 사실이다.
보내신 자를 잃어버린 채
보냄 받은 곳에서 살아가는 것이야 말로 지옥이다.
그래서 그 분은 새해에 당신 자신을
지밀하게 보내오셨던 것이다.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
(빌립보서 2:12)
그 옛날, 게티 뮤지엄(Getty Museum)에서
인상적으로 보았던 시나이 아이콘(Icons from Sinai)들 중
하나인 <Heavenly Ladder>를 다시 찾아본다.
그림 속에서 성도들은 천국의 사다리를 오르고 있다.
이 때 사탄의 방해가 만만치 않다.
거의 천국에 다다른 성도조차
그것의 미혹에 걸려들어 지옥으로 떨어질 정도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천국을 향하는 성도나
지옥으로 떨어지는 성도나
외형적으로는 동일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지 방향만 다를 뿐이다.
천국을 지향하느냐, 지옥을 지향하느냐는
겉으로 봐서는 전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
사도 바울이 쓴 ‘기쁨의 편지’에 들어있는
깔깔한 문장을 붙들고 잔뜩 엉켜있는 마음에 빗질을 한다.
보냄 받은 곳에서 보내신 자를 즐거워하므로
그 분을 영화롭게 하기를,
그렇게 참 인간이 오롯이 되기를 마음 깊이 기도해본다.
키리에 엘레이손!
Jan. 19. 2015. by 이.상.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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