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의 보물창고/HIStory

와서 조반을 먹으라

창고지기들 2025. 3. 22. 11:00

 

 

 

 

와서 조반을 먹으라

 

 

육지에 올라보니 숯불이 있는데 그 위에 생선이 놓였고 떡도 있더라 예수께서 이르시되 지금 잡은 생선을 좀 가져오라(요한복음 21:9-10)

 

 

뭐니 뭐니 해도 제일 맛있는 것은 아침이다. 밤에 잠 들면서 피식 웃는 이유도 다음날 먹을 아침밥 때문이다. 조반을 먹기 위해서 잠자리에 든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요즈음 매일 먹고 있는 나의 조반 메뉴는 삶은 달걀 한개, 사과 두 쪽, 블루베리를 올린 그릭 요거트, 사과 2쪽 , 크림치즈를 바른 베이글 반쪽, 그리고 드립 커피 한잔. 장시간 공복 상태였던 몸에 아침 끼니가 들어가면 해가 뜨듯 열이 오른다. 그 열기로 하루도 살아지겠구나 한다.

 

 

전직 어부였던 제자들이 물고기나 잡으러 가겠다며 배로 몰려간다. 너무 오랜만에 그물을 잡은 탓인지 물고기의 낯가림이 유난하다. 단 한 마리도 그들의 그물에 입장해주지 않는다. 밤새 허탕에 허탕. 이를 보다 못한 누군가가 말한다.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져보라고. 물고기로 가득한 그물의 손맛이 느껴지자, 전직 어부였던 베드로가 겉옷을 두른 후 다짜고짜 바다로 뛰어내린다. 그가 주님임을 직관적으로 알았던 것이다.

 

육지에 올라와 보니 이미 준비된 조반. 메뉴는 숯불에 굽고 있는 생선과 떡. 앞치마에 손을 닦으면서 주님은 베드로에게 지금 잡은 생선을 가져오라고 하신다. 주께서 직접 준비하신 생선과 떡, 그리고 제자들이 갓 잡은 생선으로 푸짐하게 마련된 아침. “와서 조반을 먹으라”는 권유와 함께 시작되는 아침 식사.

 

 

 

아침 식사를 하기 전에 먼저, 매일 참여하고 있는 조찬모임이 있다. 새벽에 눈을 뜨고 오늘의 본문을 열면, 이미 피워진 숯불 위에 지글지글 익어가고 있는 생선과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네가 잡은 생선도 좀 가져오라는 음성에 나는 내면의 바다에서 포획한 물고기를 주님께 드린다. 그것을 빠르게 손질한 후 숯불 위에 올리시는 주님. 이윽고 들리는 다정하게 배부른 음성. 

 

“와서 조반을 먹으라” 

 

주님의 말씀(성경)과 나의 이야기가 한 데 어우러져 차려진 아침상, 그것은 내 삶의 에너지가 되는 일용할 양식이다. 주님과의 조찬 모임에서 나는 낄낄거리며 농담도 하고, 가슴을 치며 하소연을 하기도 한다. 나아가 부끄러운 잘못들을 작은 소리로 속삭이거나 막연한 불안이나 두려움을 토로하는가 하면, 소원이나 기대를 돌려 말하기도 한다. 그렇게 우리들의 조반은 다채롭고 풍성하다. 누군가가 차려주는 것이 아닌, 주님과 내가 함께 만들어 차려 먹는 아침이기에 그것은 유일하다. 매일 성실하게 먼저 준비하시고, 나의 참여를 기다려 주시는 주님과 함께 하는 아침의 향연. 늘 감사하여라!

 

 

 

#Mar. 22. 2025. 사진 & 글 by 이.상.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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