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할 테니까요
팔짱을 끼게 만드는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여며주며 가르쳐 주었어요.
더 오래 그리워하던 이가
더 먼저 알아보는 거라고.
제 기억은
제가 먼저였다고 합니다.
제가 먼저 당신 곁을
초조하게 맴돌았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당신이 먼저였다지요?
당신이 먼저 저를 그리워하셨고,
그 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저를 기억하셨다지요?
당신의 애타는 간절함이
들숨으로 제 심장에 박힌 후에야
저도 당신 때문에
한숨을 짓게 되었다지요?
그러니 우리가 만나는 날
당신이 먼저 저를 알아보시겠네요.
그러나 너무 걱정은 하지 마세요.
당신을 알아보는데 오래 걸리지 않도록
저도 당신을 아주 많이 그리워할 테니까요.
#Jan. 25. 2014. 사진 & 시 by 이.상.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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