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 위치한 케냐가
정치적, 종교적, 경제적인 이유로
긴장과 위협을 경험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세상 어느 곳도 개인이든 국가이든 예외없이
나름의 문제와 갈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대적인 비교에 따른 안도나 걱정이 아니라,
오직 삶을 강건하게 하시는, 힘의 근원이신
그리스도 안에 거하는 일이 더욱 필요하다고 확신합니다.
저희 가정은 지난 7개월이 조금 넘는 기간동안
이곳 케냐에서의 정착과 초기 사역에 발을 디디면서,
한 가지 분명한 확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다른 복음"이 아닌,
"순전한 복음의 전달"을 위한 가치있고
창의적인 사역의 발견과 참여입니다.
케냐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한 것들 가운데 하나는,
외부에서 사용하던 물건들을 싼값에 받아와
이곳에서 다시 팔고 구입해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전세계의 중고시장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세계적인 관점에서 경제 원리를 사용해서
물품과 자원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현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곳 사람들은 언제나
남들이 사용하던 것, 남들이 먼저 개발해서 이용하던 것을
넘겨 받아 그 자체로 새 것이라 여기고
가치있는 것의 전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복음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북미나 서구사회의 왜곡된 그리고 많은 문제들을 지닌
"다른 복음들"이
이곳 아프리카에도 쉽게 전달되어,
바른 판단 없이 받아들이게 되는
부담스러운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입덧 옷을 다시 입어야 하고,
남들이 사용하던 자동차를 다시 고쳐 사용해야 하고,
남들이 누리던 기계들을 다시 손봐서 이용하더라도,
복음만큼은 왜곡없이 순전하게 경험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
신앙과 선교의 관점에서 강력히 요구됩니다.
이런 점에서, 선교는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 자신의 왜곡된 가치를 드러내지 않고,
오직 하나님이 순전하게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전달되고 경험되게 해야하는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런 하나님의 일에 참여하기 위해
저는 제 스스로를 지금까지 고집하며
어리석게 드러내려 했습니다.
하나님을 위해서 자원하는 자로서,
학위를 마치고, 이곳까지 왔으니,
1)내가 (능력있게) 하는 것,
2)내가 지금까지 받아왔던 (그럴듯한) 평가,
3)내가 소유한 (남들에게는 없는) 것을 통해서
구별되고, 탁월하게 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도무지 어리석은 생각에 갇혀 있었습니다.
준비된 하나님의 자원하는 일군이었는데,
그 생각이 복음과 하나님의 일을 가로막는 요인이었습니다.
제가 가져야할 태도는 '준비된 자원자라는 생각'이 아니라,
'철저히 주인에게 매여있는 종이라는 자세'라는 것을
조금 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종'(servant)으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한 후,
저의 사역 참여는 그 태도와 방향에서
조금씩 변화가 보여지고 있습니다.
먼저, 가족 비자를 위해서
이민국에 다니는 일을 격주로 하지만,
그것때문에 마음 상하지 않습니다.
평생에 이렇게 남의 나라 이민국에 자주 찾아간 적이 없지만,
이것이 제게 걸맞지 않는 모습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찾아갑니다.
종이기에...
그리고, 사역과 관련해서 현재 사역하는 기관에서
좀더 인정받고 안정된 사역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지만,
상관없습니다.
이곳에 매여 평생 인정받는
자리와 위치를 구하기 위해서 온 것이 아니라,
주인의 심부름을 온 자이기에
가능한 만큼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됩니다.
제 스스로 정한 사역의 자리와 방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이끄시는 사역의 자리와 방식에
더 쉽게 다가갈 수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나 정도라면 어느 정도
정한 범위에서의 사역을 해야한다'는
자원자의 생각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좀더 구체적으로
사역과 저희 가족들 위한 기도제목을 부탁드립니다.
주인과 깊은 영적 연합을 유지하며 살고, 사역하도록,
2.가족들에게 진행중인
피부질환(가려움을 동반한 부스럼 현상)이 치유되도록,
3.새로운 학교 생활을 시작한 하영, 하진이가
평안과 강건함과 지혜로움으로 자라가도록,
4.이상예 선교사의 당뇨 관리와
영적 강건함이 더욱 견고해지도록
5.주종훈 선교사가 아프리카 지도력 개발을 위한
가르침 사역을 위해 하나님의 뜻에 부합하게 쓰임받도록
6.가족들 동반 비자가 어려움없이
속히 발급되어 체류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7.삶과 사역의 과정에서 이동할 때,
사고나 강도 사건과 같은 어려움에 처하지 않도록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참된 평안과 강건케 하심이 가득하시길
2012년 8월
주종훈, 이상예, 하영, 하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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