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의 보물창고/HIStory

아리랑 아사왕

창고지기들 2015. 5. 23. 17:17

 

 

 

 

아리랑 아사왕

 


#1.

 

드디어 마음에 드는 임이 나타났다.

아비얌의 아들 아사. 그의 이름은 아사였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난 아사는

꿈에도 잊어본 적이 없는 다윗을 닮았다.

 


아사가 그의 조상 다윗같이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하게 행하여

(열왕기상 15:11)

 


우상들은 환상으로 유혹했고, 거짓말로 겁박했다.

우상숭배의 유무가 유다의 안녕과 패망을 결정한다고 했다.

그러나 아사 왕은 거짓 환상을 깨뜨렸다.

선왕들이 만든 우상들을 없앴다.

아세라 상을 불태웠고,

아세라 신전에서 섬기던 남자 창기들을 밖으로 내쫒았으며,

그들의 뒷배였던 할머니를 태후의 자리에서 폐위시켰다.

 


다만 산당은 없애지 아니하니라

그러나 아사의 마음이 일평생 여호와 앞에 온전하였으며

그가 그의 아버지가 성별한 것과

자기가 성별한 것을 여호와의 성전에 받들어 드렸으니

곧 은과 금과 그릇들이더라

(열왕기상 15:14-15)

 


아사 왕으로 인하여 유다가 정신을 차리자,

여호와가 모처럼 위로를 받았다.

그러나 잠시뿐이었다. 왕의 변심은 신속했다.

 


아사와 이스라엘의 왕 바아사 사이에

일생 동안 전쟁이 있으니라

이스라엘의 왕 바아사가 유다를 치러 올라와서 라마를 건축하여

사람을 유다 왕 아사와 왕래하지 못하게 하려 한지라

아사가 여호와의 성전 곳간과 왕궁 곳간에 남은 은금을

모두 가져다가 그 신하의 손에 넘겨

다메섹에 거주하고 있는 아람의 왕 헤시온의 손자

다브림몬의 아들 벤하닷에게 보내며 이르되

(열왕기상 15:16-18)

 


이스라엘과의 잦은 전쟁 탓이었을까?

아사 왕이 다른 마음을 먹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열강을 의지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는 곳간을 털어 아람 왕 벤하닷에게서 용병을 사서

이스라엘을 쳐부쉈다.

이런 배경에는 분명 새로운 신학이 도사리고 있을 터였다.

‘하나님은 성전에, 왕궁에는 임금이!’

물론, 아사왕이 하나님을 완전히 떠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전심으로 따르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나 전심으로 따르지 않으면

조금씩 멀어지는 게 신앙의 생리다.

시간이 흐르자 아사왕은

그분을 떠나 십 여리나 왔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늘그막에 발에 병이 들었더라

(열왕기상 15:23)

 

 


#2.

 

늙다리 병장들이 갓 부임한 신출내기 소위를 길들이려 하듯이,

케냐는 신참 선교사를 집요하게 갈군다.

우상들의 거짓 환상을 깨부수고 겨우 도착한 케냐에서

신참 선교사는 편할 날이 없다.

문화 충격을 비롯한 정착의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열심히 뿌려도 자고 일어나면

흔적도 사라지는 말씀의 씨앗은 마음을 상하게 한다.

상한 마음이 기쁨을 잃어간다. 소망을 잃어간다.

믿음이 희미해지면서 사랑도 공헌해진다.

아사 왕처럼 되는 건 시간문제다.

그분을 향한 전심이 나뉘면서

아리랑 고갯길을 넘어가다가 발명이 나게 될 판이다.

 

 


#3.

 

아사 왕에게 병문을 가는 손에 장미 한 다발이 들려있다.

꽃잎 하나를 뜯으면서 나는 골똘해진다.

 


‘발병이 난 그에게 무슨 말을 할까?

발병이 은혜라고 한다면 성을 내겠지?

하지만 병 때문에 더 이상 멀어질 수 없게 된 것은 사실이잖아!

그러니 은혜라면 은혜지.

그러나 아픈 사람에게 그런 말을 하는 것은 퍽 실례야.

게다가 나도 언제 발병이 들지 모르잖아.

사실 며칠 전부터 발끝이 근질거리는 것 같아 무서워.

그러니까 우선 꽃을 건네준 후에,

우리 같이 그분과 가까워지기로 하자고 해야겠어.

그런 다음 함께 노래라도 부르면서 한바탕 낄낄거려야겠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 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May. 11. 2015. 사진 & 글 by 이.상.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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