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보물창고/선교 편지

사순절, 고난, 그리고 아프리카에서의 삶과 사역

창고지기들 2015. 2. 23. 16:23

 

 

 

그리스도께서 고난과 죽음을 향해 가신 40일의 여정을

우리 삶에 연결하는 사순절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이라 불리는

사순절의 시작을 맞이하며 인사드립니다.

 

 
저는 이 넓은 대륙 아프리카에서 사순절을 맞이하며

제가 얼마나 초라하고 연약하고

바람에 날리는 재에 불과한지 다시금 확인합니다.
 
21세기 첨단 문명을 접하며 살아가는 지금도

이곳에서는 부족들간의 갈등이 매일 주어지고,

종교와 이념의 대립으로 심각한 테러와

순전한 사람들의 희생이 주어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해도

마땅한 결과가 주어지지 않는 사회 현실과 제도 속에서

사람들은 이제 길거리에 나와

목소리를 높이며 탄식하고 저항합니다.

하나님을 그렇게 간절히 믿고

주권적인 섭리와 인도하심을 고백하지만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일상의 현실에서는

배고픔과 질병 가운데 고통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에서 '고난'은

복음을 전하는 과정에서 매우 어렵고 중요한 과제입니다.

 


저는 지금껏 고난 가운데 있는

아프리카의 형제 자매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성급히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하며,

마음 속에서 탄식을 고백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고난에 대한 제 사역의 방향은 조금씩 변화되고 있습니다.
 

 

초대 교회에서 고난은 현실이었고,

그들 가운데 신앙을 유지하는 믿음의 사람들을 가리켜

고백자들(Confessors)이라 불렀습니다.

이곳 아프리카의 기독교인들은 많은 사람들이

고난 가운데 자신의 신앙을 지키는 고백자들입니다.

이들에게 고난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증거하는 능력입니다.

신앙의 능력은 고난의 현실을

피하게 하거나 극복하게 하는 힘이 아니라,

고난 가운데서도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살아가게 하는 힘이라는 것을

이들의 삶을 통해서 배웁니다.

신실한 신앙의 삶에는

반드시 고난이 찾아오기 때문에,

고난 가운데 있는 것이

비참한 현실이거나 저주받은 결과가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가는 삶의 마땅한 모습이라는 것을

이들을 통해서 배웁니다.

 

 
사랑하는 믿음의 동역자분들은

지금 경험하는 삶의 아픔과 깊은 고난을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헤어나올 수 없는 깊은 수렁처럼

영혼의 어두운 밤에 거하시는 믿음의 동역자들에게

하나님이 견디게 하시는 능력이 가득 임하기를 소망합니다.

 


저는 지금도 매주 바른 복음의 전파를 위한

교회 사역과 설교에 대한 강의를 하면서

단지 지식 전달에 빠져들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동시에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만나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찾아나서지도 않습니다.

다만 주어진 고난과 어려운 현실을 넘어서기 위해서

기독교 신앙을 사용하지 말고,

주어진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실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신앙을 드러내는 고백자들이 되라고

겸손히 권면합니다.

아프리카 기독교의 어려운 현실에서

그것을 가장 강력한 능력으로 전환시키실

성령님을 따르는 이 사역에

저는 제 육체의 강건함이 더욱 필요하고,

언어의 분별력있는 사용 능력이

더욱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합니다.

하나님이 직접 간섭하시고 인도하시는 일에

제가 좀더 강건하고 견고하고 지혜롭게 지속할 수 있도록

함께 지지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힘을 실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아래의 기도제목을 따라

함께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1. 바른 복음에 따른 말씀 전파와 교회 사역을 위한

강의 사역에 지혜와 능력이 풍성하도록(주종훈)

 

2. 말씀 묵상과 기도 사역을 통해서

하나님의 회복과 일하심의 지평이 더욱 넓어지도록(이상예)

 

3. 하영이와 하진의 강건하고 지혜로운 성장과

학교 생활 그리고 믿음의 비전이 가득한 삶을 살도록

 

4. 가족들의 건강과 안전 그리고 사고와 여러 위협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사순절을 시작하며

케냐 나이로비에서

주종훈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