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보물창고/선교 편지

성취가 아닌 증인으로서의 삶을 지속하는 선교

창고지기들 2014. 10. 8. 17:09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안을 전하며 인사드립니다.

 

 

변함없이 반복되는 일상같지만
날마다 새로운 의미로 우리를 이끄시는

그리스도의 창조적 사랑과 능력을 더욱 의지하며,
하루 하루 낯선 땅에서 발걸음을 옮기며 지내고 있습니다.
때로는 하나님께서 여전히 이곳으로부터 멀리 계시며
이곳 사람들의 아픔과 탄식에

별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여지기도 하지만,

그런 생각에 갇힐수록 어리석고 분별력없는

저 자신의 연약함만 더욱 선명히 드러날 뿐입니다.
변함없이 살아계시고 흔들림없는 의지로

이곳 아프리카에서 살아가는 모든 백성들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 마음에 조금이라도 참여하는 일은
정말 스스로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임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하나님이 진행하시는

선교 사역에 참여하고 따르는 가장 큰 장애는
어렵고 척박한 이곳의 현실이라기보다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순전히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의 결단과 열심으로만 이루어내려는

어리석고 성급한 발걸음들입니다.
특별히 무엇인가를 성취(accomplishment)하는 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는 것이라는

어리석음에 쉽게 빠지곤 합니다.


아마도 지난 수십년 간 살아온 삶의 가치가

성취를 통한 삶의 만족과 보람을

추구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여전히 그 가치에 매여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삶의 방식과 가치에 따라

좀더 성취하려는 경쟁이 마음에 주어지고,
결국 남과 비교하며 자신의 삶의 자리를

초라한 것으로 치부하는 연민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주님을 위해 살아간다고 하지만
마음에서는 언제나 스스로 정해놓은

자랑할만한 성취에 이르지 못한
허탈과 불평이 가득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한 번도

성취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망을 하지 않으십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부르심은 성취가 아니라,

증인(witness)이 되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철저히 하나님의 증인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익히고 있습니다.
"열심을 내서 지금의 현실보다 나은 삶을 꿈꾸고

그것을 이루어가라"는 가르침이 아니라,
"비록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운 현실이지만,
그 가운데 하나님을 확신하며

흔들림없이 그리스도의 모습을 드러내는

사람들이되라"고 가르칩니다.
그것이 그리스도께서 죽음과 고난을 통해

보여주신 증인의 방식이었고,
여전히 이곳 아프리카에서 필요로하는

삶의 방식이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저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러한 증인으로서의 삶과 사역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어렵고 힘든 여건에서도

하나님의 증인으로 살아가려는

이곳 지도자들을 양육하는 일은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또 다른 제 삶과 사역의 방식입니다.
제한된 시간과 장소에서 만나 함께 나누는

모든 내용들을 통해 진정한 복음의 증인이 되는 과정을

이곳 아프리카 기독교 지도자들과 함께

경험해가길 소망합니다.

 

하나님의 증인으로서 살아가는 이 일을 위해

함께 기억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여러 사랑을 보내주시는 믿음의 동역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모든 분들의 기억과 관심 그리고 격려는
눈에 보여지는 성취를 위한 힘이 아니라,
신비스럽게 역사하는 복음을 선교지에서 담아내고 드러내는

삶을 지속하게 하는 힘과 은혜가 됩니다.

 

저와 제 가족들이 이곳에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드러내는

가치있는 삶을 즐거움으로 지속할 수 있도록
몇 가지 기도 제목을 부탁드립니다.

 (처음 두 개의 기도 제목은

다음 주간까지만 필요로 하는 기도 내용입니다)

 

 


1. 10월 13일부터 한 주간 우간다의 Reformed Theological College에서

강의하는 사역에 하나님의 기름부으심이 가득하도록,


2. 케냐에서 우간다로 오가는 모든 여정에 안전을 지켜주시고,

집을 비우는 동안 아내가 홀로 아이들을 돌보며

감당해야할 모든 삶의 과정에 평안이 가득하도록


3. 12월초까지 지속되는 강의 사역에 강건함과 지혜

그리고 하나님의 일하심을 풍성히 경험하는 시간들이 되도록


4. 에볼라를 비롯한 여러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이곳 환경에

하나님의 돌보심이 가득하고 저희 가족들 또한 강건함을 유지하도록


5. 이상예 선교사의 에셀나무 사역을 통해

하나님의 일하심과 회복케하시는 사역이 더욱 풍성해지도록


6. 하영(9학년)이 하진(4학년)이가

학교 생활을 더욱 지혜롭고 강건하게 감당하며 자라가도록


7. 더욱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족들의 비자가

속히 주어져서 체류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없도록
기도해주시면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저 역시 함께 하나님 나라의 증인으로 살아가는

모든 분들을 제 기도 가운데 기억하며

하루 하루 힘껏 주님을 위해 발걸음을 내딛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분들에게 그리스도의 평안이

더욱 풍성하기를 다시 한번 소망합니다.

 

 

 

나이로비에서
2014년 10월에
주종훈, 이상예, 하영, 하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