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의 보물창고/HISpoeM
느부갓네살에게
창고지기들
2024. 4. 20. 15:42
느부갓네살에게
그러고 보면,
분수에 맞게 사는 것만큼
슬기로운 것도 없다.
사람이
제 분수도 모르고
엘로힘이 되려고 했다가는
금수만도 못하게 되는 법이니.
내게도 있는
바벨탑 무의식이
그대에게 없을 리가.
더욱이 정복과 토목에
일가견이 있는 그대였으니
시날 평지로부터
바벨론을 넓혀갈 때에
드높은 지구라트를 건설해갈 밖에.
그러나 번영은
축복이 아닌 시험.
꼭대기에 선 사람의 마땅함은
감사와 찬송이나
엘로힘이나 된 듯
우쭐거리면 미끄러져
짐승 이하로 추락해버리는 법.
일곱 때가 지나고 나서야
겨우 도착할 깨달음은
모름지기 느부갓네살이란
확률의 엘로힘에 의해
무작위로 당첨되는 것일 뿐.
그러고 보면,
한도를 분명히 알고
받아들이는 것만큼
알맞은 정도도 없다.
#Apr. 20. 2024. 사진 & 시 by 이.상.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