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지기들 2023. 12. 23. 10:57

 

 

 

 

 

임신 이중창

 

 

말씀 전문 배달기사 가브리엘의 예기치 않은 수태고지(受胎告知). 더불어 전해진 완경된 엘리사벳의 잉태 소식. 갓 임신한 마리아가 사실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엘리사벳에게로 간다. 겁도 없이 덜컥 하나님을 잉태한 당찬 소녀답게 3~5일을 대차게 걸어서 도착한 사가랴의 집.

 

"샬롬!"

 

성모 마리아의 목소리를 대번에 알아들은 엘리사벳 태중의 요한. 태아가 기쁨으로 뛰노는 동안 임산부는 성령으로 충만해져 느닷없는 방문자를 축복한다.

 

"주님을 자궁에 모신 마리아여! 너는 모든 여인들 중에 가장 복 받은 여인로다. 주께서 네게 말씀하신 것이 모두 이루어 지리라 믿는 너에게 축복이 있도다!"

 

임신한 할머니의 축복을 받은 처녀. 임신한 자기 배를 감싸 안은 채 시작하는 더블의 찬송. 

 

 "주님이 당신의 종의 비천함을 돌아보셨으니 내가 주를 기뻐하고 즐거워하나이다. 이 후로 모든 세대는 나를 일컬어 축복 받은 사람이라 부를 것입니다. 이 모든 일은 주님이 하신 것입니다. 주님은 거룩하신 분이며, 긍휼의 왕이며, 교만한 자, 권세 있는 자, 부자들을 꺾고, 두려워하는 자, 비천한 자, 배고픈 자들을 자비로 높이시고 배 불리시는 분입니다. 또한 주님은 당신의 종인 이스라엘을 긍휼과 자비로 도우시되 자신의 말씀을 따라 영원히 도우시는 분입니다."

 

임신한 할머니와 임신한 처녀의 요상한 만남. 기적적으로 임신한 그녀들이 부르는 기이한 이중창. 할머니 엘리사벳은 처녀 마리아를 축복하고, 처녀 마리아는 그녀들의 하나님을 높이며 찬송하는 아름다운 하모니. 엘리사벳의 요한도, 마리아의 예수님도, 모두 가난한 자들을 위해 베푸신 하나님의 긍휼이니 역시나 가장 큰 은혜는 사람이다.

 

온 천하 가난한 자들을 구원할 왕을 자궁에 모신 처녀 마리아. 완경되어 젖가슴마저 말라버렸으나 구원자를 예비하는 선지자를 자궁에 품은 할머니 엘리사벳. 그녀들의 대책 없는 임신 이중창이 눈물겹게 기쁜 크리스마스다.

 

 

 

 

#Dec. 23. 2023. 사진 & 글 by 이.상.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