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쿠츠마 대통령 시대
#16. 쿠츠마 대통령 시대
20세기 말과 21세기 초(1994-2004)의 우크라이나:
두 번째 대통령 레오니드 쿠츠마(Leonid Kuchma) 시대
우크라이나의 두 번째 대통령 레오니드 쿠츠마는
1994년과 1999년 두 번에 걸쳐 당선되어 2004년까지 집권했다.
한마디로 그는 독재자였다.
절대 권력을 휘두르면서 특정한 소수 집단이 권력과 부를 독점하도록 하는
이른바 ‘마피아적 방식’으로 통치는 동시에 언론을 탄압했다.
그렇다고 쿠츠마가
우크라이나에 기여한 일이 일절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그는 우크라이나를 러시아로부터 독립한
자율적 국가임을 공공연히 했다.
특별히 2003년 러시아가 크림반도 주변의 툴자(Tulza)를 위협했을 때,
그는 러시아와의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대응을 했다.
덕분에 러시아는 뒤로 한 발짝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배경을 토대로 쿠츠마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아니다(Ukraine is not Russia)>라는
책을 집필하여 우크라이나 독립에 대한 자신의 기여를 부각시켰다.
다음으로 쿠츠마는 자신의 집권 당시에 화폐를 개혁했다.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화폐인 ‘흐리브나’는
그 때 발행된 것이다.
맥도날드가 키예프에 처음 데뷔를 한 때(1997년)도
쿠츠마 시대였다.
마지막으로 쿠츠마는
1996년에 우크라이나어를 국가의 공식 언어로 제정했다.
사실상 러시피케이션(Russification)에 대응하는
우크라이니에이제이션(Ukrainiazation)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 때부터 방송에서 우크라이나어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외국 영화나 드라마가 우크라이나어로 번역되어 방송되었다.
이전까지 우크라이나어는
배우지 못한 시골 사람들의 언어로 무시당해 왔으나,
쿠츠마 시대 때부터 그것은 새로운 위상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2000년에 우크라이나 서부에 위치한 도시
리비브(Lviv)의 한 식당에서 우크라이나 가수인
이호르 빌로지르(Ihor Bilozir)가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유는 우크라이나어로 노래했기 때문이었다.
자국어인 우크라이나어로 노래한 것 때문에
우크라이나인이 피살을 당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사람들은
과격한 저항 운동을 일으켰다.
수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은 우크라이나를 러시아로부터
완전히 해방시키자고(de-Russify Ukraine) 부르짖으면서
관공서에서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공무원들을 퇴출시키라며 시위했다.
쿠츠마는 자신의 권력을 옹호하고 지속하기 위해서
추악한 짓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유명한 언론인들을 살해하기도 했고,
사담 후세인과 무기를 거래하기도 했다.
그의 집권 당시 부정부패 지수와 경제 성장 하락률은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았다.
고위 정치인들은 불법적으로 갈취한 재산을
합법적으로 사유화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결과적으로 대통령인 쿠츠마와 그와 친밀한 소수의 사람들이
국가의 재산의 절반을 소유할 정도가 되었고,
이러한 사실이 국제적으로 알려지면서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쿠츠마는 자신의 정치적 라이벌인
나로드니 루크(Narodny Rukh)의 죽음과도 무관하지 않았다.
대통령 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루크가 살해되었기 때문이다.
루크는 1960-70년대부터 우크라이나의 독립을 위해 애써온 정치가였고,
오늘날 우크라이나의 민주 정신과 자립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소비에트 유니온의 붕괴로 인하여
우크라이나는 외적으로 독립과 자유를 확보했고,
신생 독립국가로 세워졌다.
민주적 절차에 의해서 대통령을 선출하기 시작했고,
경제적 활동을 통해 개인의 소유와 재산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독립된 나라로서 우크라이나는 자국의 언어를 발전시키고,
그것을 통해서 자신을 표현하고 표출하는 등 문화를 생산하게 되었다.
그러나 외적 자유와 독립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지탱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가치와 정신은 자리를 잡지 못했다.
오직 소수의 사람들만이 새로운 기회를 통해 얻은
권력과 이익을 독점했던 것이다.
*)선교적 단상
성실하게 수고하고 노력한 이들이
먹고 사는 문제로 걱정하지 않도록 돕는 것,
서로의 의견을 제시하면서 필요로 하는 토의와 논의를 거쳐
정책을 결정하고 대표를 뽑는 일은
분명 기독교의 가치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기독교 복음을 위한 사역이
경제적 성장을 도모하는 수단이 되거나,
민주주의를 위해 정치적 자유를 확보하는 것과
동일시되는 것은 옳지 않다.
우크라이나의 현실에서 기독교 복음은
새롭게 주어진 독립과 자유 그리고 펼쳐진 가능성을
책임 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정직한 리더십의 정신을 심어주고,
그러한 기회들을 발전시켜 가야할
‘올바른 방향과 가치’를 제시해줄 수 있다.
단순히 외적으로 보이는 성장과 발전 그리고 부의 축적이 아니라,
그것을 지탱할 수 있는 가치와 삶의 덕목
그리고 이웃을 사리사욕에 이용하지 않도록 정직을 심어주는 것은
복음 사역의 중요한 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Jul. 8. 2019. 글 by 창고지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