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지기들 2018. 4. 8. 03:58







레위인의 만나




그 세상의 아침은 하늘의 손바닥을 벌려 근

면히 한줌 양식을 놓치게 했다지요 면사포처

럼 흰 <만나>가 풍족하진 않았어도 모자란 

적도 없었다는데, 내 세상에도 아침은 변함

이 없어 참 좋습니다 소출을 얻을 수 있는 

땅을 할당받지 못한 자는 서러운 법입니다

만, 당신과 땅 주인들이 친밀히 만나 <만나>

를 낳으면 서러운 자도 입에 풀칠은 합니다 

그것이 마음에 부담이 되어 괴로울 때면 하

늘의 손바닥과 그들의 것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짝 짝 짝 흠칫 놀란 자는 꽉 짜 

놓은 무거운 마음을 털어 서둘러 널어놓습니

다 하얀 천 기저귀 같이 나부끼는 마음에 

은혜가 어른거리니 오늘도 살겠습니다





Apr. 7. 2018. 사진 & 시 by 이.상.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