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헌금 하는 선교사
어릴 적 친구 명자는
엄마가 볶아 놓은 돼지고기를
참 잘도 먹었다.
평소에는 거들떠도 보지 않았던 고기가
그녀 앞에만 놓이면 세상에 둘도 없는
맛있는 것으로 둔갑을 하곤 했다.
그녀의 먹성이 일으키는
야릇한 경쟁심 때문에
덩달아 고기에 열심을 내본 적도 있었다.
그러나 아직 고기 맛을 몰랐던 나는
이내 모든 고기를 그녀에게 양보하곤 했다.
분명히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고기를 좋아하지 않았던
어린 시절 말이다.
그러나 어느새 머리가 굵어진 나는
고기를 무척 좋아하는
육식성 어른이 되어버렸다.^^;;
고기 없이 못사는 사람들이
어디 그리스인들뿐이겠는가?
어느 곳에나 고기를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다.
물론, 하나님의 백성들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고기를 특별히 좋아하는
당신의 백성들을 향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해 주셨던 것이다.
“이스라엘 집의 모든 사람이
소나 어린 양이나 염소를
진영 안에서 잡든지
진영 밖에서 잡든지
먼저 회막 문으로 끌고 가서
여호와의 성막 앞에서
여호와께 예물로
드리지 아니하는 자는
피 흘린 자로 여길 것이라.
그가 피를 흘렸은즉
자기 백성 중에서 끊어지리라.
그런즉 이스라엘 자손이
들에서 잡던 그들의 제물을
회막 문 여호와께로 끌고 가서
제사장에게 주어 화목제로
여호와께 드려야 할 것이요
제사장은 그 피를 회막 문
여호와의 제단에 뿌리고
그 기름을 불살라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가 되게 할 것이라.
그들은 전에 음란하게 섬기던
숫염소에게 다시 제사하지 말 것이니라.
이는 그들이 대대로 지킬
영원한 규례니라.”
(레위기 17:3-7)
고기를 먹기 위해서는
반드시 도살(屠殺)해야 한다.
도살은 생명을 가진 가축이나 짐승을
잡아 죽이는 것이기 때문에,
고대 사람들은 반드시
신을 향한 제사 의식을
거친 후에 도살했다.
하나님은 제사의 목적이 아니라
고기를 먹기 위한 목적으로 도살할 때에도
반드시 회막에 와서 하라고 말씀하신다.
이것은 고기를 좋아하는 백성들이
혹시라도 고기 때문에
우상(숫염소) 숭배를 하지 않도록
특별히 배려하신 것이라고
할 수 있다.(레위기17:7)
말씀을 묵상하면서
출애굽 백성들의 가축들처럼
하나님께 예배의 제물로 드리는 동시에
백성들 역시 즐겁게 누리는 것이
오늘날에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그러자 별로 어렵지 않게
그것은 바로 돈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의 성도들은
돈을 하나님께 예물로 드리는 동시에
자신의 일상 또한 돈으로 영위해 나간다.
그렇게 성도들에게 돈은
하나님을 섬기고,
또한 자신을 섬기게 하는
철저한 도구일 뿐이다.
그러나 세상의 상당수의 사람들은
돈을 도구가 아니라 목적으로 삼는다.
즉, 돈을 숫염소 같은
신(맘몬;Mammon)으로 섬기면서
오로지 돈을 위해서
가족도, 친구도, 자기 생명도
아낌없이 바치는 것이다.
*
선교지로 떠나기 전인 지금,
우리 가정은 한창
선교헌금을 모금하고 있는 중이다.
아직 채워지지 않은 부분이 많지만,
‘돌아갈 몫’이 있다고 약속해주신
그 분의 말씀을 믿기에 걱정은 없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하나님은 레위기 말씀을 통해서
선교사로서 어떻게
돈을 다루어야 하는지를
교훈해 주셨다.
우리 가정이 선교지에서 사용할 모든 돈은
교회와 성도님들 편에서 보면
선교헌금으로 하나님께 드린 제물이고,
우리 편에서 보면
하나님께서 교회와 성도님들을 통해서
우리에게 주신 ‘돌아갈 몫’이다.
즉, 우리에게 허락하신 돈은
철저히 하나님의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돈으로 화목제사를 드릴 수 있을까?
나는 이 부분을 그 분께 물었다.
“주님!
구체적으로 어떻게 돈으로
화목제사를 드릴 수 있을까요?”
그러자 그 분이 말씀하셨다.
“먼저, 선교 헌금을 통해서
돈의 숨통을 끊어 내거라.
또한 감사 헌금으로 돈의 피를
제단에 모두 부어라.
그리고 십일조로
돈의 내장과 기름을
내 몫의 향기로운 제물로 태워라.
마지막으로 구제 헌금으로
제사장에게 돌아갈 몫을 돌리고,
그러고 나서 남은 것으로
너희가 즐겁게 먹고 마시거라.”
선교사가 자신의 선교지가 아닌
다른 곳을 위해서 선교헌금을 할 때,
돈은 그야말로 뒤통수를 맞은 후
숨통이 끊어질 것이다.ㅋ~
또한 감사헌금을 통해
돈의 피를 모두 제단 앞에 뿌릴 때,
돈은 더 이상 내게
맘몬(숫염소)으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께
마땅히 드릴 십일조와
제사장에게 돌아갈 몫인
구제 헌금을 할 때
돈은 더 이상이 물질이 아니라
하나님이 받으실 만한
향기로운 제물이 되는 것이다.
묵상이 여기까지 이르자
새로운 기도 제목들이 생겨났다.
“주님!
어떤 나라를 위해서,
얼마큼 선교헌금을 하기 원하십니까?
감사헌금과 십일조와 구제헌금은
또 어디에다 하길 원하십니까?”
말씀으로 교훈해주신 분이 하나님이시니,
또한 구체적으로 어떻게 순종할지도
그 분이 가르쳐 주실 것을 확신한다.
그렇게 나는 그 분의 말씀에 순종하여
기어이 선교헌금 하는
선교사가 되고야 말 것이다.ㅎ~
키리에 엘레이손!
#Nov. 21. 2011. 사진 & 글 by 이.상.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