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보물창고/선교 편지

그리스도안에 함께 참여하는 과정으로서의 선교

창고지기들 2014. 2. 25. 18:35

 

 

선교와 관련한 제 자신의 신앙 고백 가운데 하나는
그리스도의 일하심에 지혜롭게 참여하고 순종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직접 성령님을 통해 하나님의 자녀들을
아버지 안으로 이끄시는 신비에 참여하는 것이 곧 선교라 확신합니다.


그리스도는 지금도 깊은 사랑과 열정을 갖고
하나님의 백성들을 자신의 품 안으로 초청하고 계십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인간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깊은 열망을 갖고
우리를 향한 사랑을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저는 이곳 케냐에서 아프리카의 많은 기독교 지도자들을 섬기고 양육하는 사역에 참여하면서,
그리스도께서 얼마나 강력하게 자신의 백성들을 이끄시며
가슴에 품고 계시는지 조금씩 선명하게 바라보게 됩니다.
이러한 신앙고백으로 인해서
저는 제가 이곳에 있는 하나님의 사람들을 위한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 있는 하나님의 사람들과 함께 그리스도의 초청과 사랑 안에
같이 참여하는 신비스러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그리스도의 일하심에 참여하는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곳 아프리카의 사람들에게 저를 통해서 하나님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선명하고 풍성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제 삶의 방식과 섬김을 통해서 이곳에 있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그리스도를 더욱 새롭게 그리고 풍성하게 알고 경험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제가 복된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교육 기관이라는 비교적 제한된 공간에서
기독교 지도자들을 양육하는 사역에 집중합니다.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것만이 아니라,
전인적으로 그리스도를 경험하고 삶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주어진 여건을 활용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 가운데 하나는 기독교 지도자들을 양육하는 시간에
그리스도의 초청에 하나가 되는 경험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차별없이 하나로 부르신 것은
성찬의 식탁으로 경험됩니다.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음식으로 같은 대접을 받는 것을 통해
부족이 다르고(아프리카는 인종이 아니라 부족간 차별과 대립이 매우 심각합니다),
경제적 수준이 다르고(개발과정에 있는 나라의 특징은 빈부의 격차가 매우 심합니다),
교단과 사역지가 다르고(안정된 교단과 사역지뿐만 아니라 사례비없이 개척하며 사역하는 목회자들이 많습니다),
섬김의 과제가 다르지만(목회 사역의 다양성은 삶의 다양성만큼이나 복잡하고 범위가 넓습니다),
변함없는 것 하나는 모두가 하나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진리 경험을 공동체로 모인 교회 예배당 안에서만 하기에는 너무도 제한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교육하고 삶의 체계를 나누는 교실을
공동체를 경험하고 드러낼 수 있는 영적인 공간으로 확대해서 실천합니다.

 

이렇게 저와 함께 한 기독교 지도자들은
비록 서로 너무도 다르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예외없이, 차별없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실제적인 경험을 통해서
그들의 삶의 자리에서 다시 하나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일군들이 됩니다.
단지 삶의 수준을 높이거나 필요한 경제적 지원을 받는 구제와 같은 사역이 아니라
서로 함께 하나가 되는 연합의 경험을 삶에서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저를 대할 때도 단지 일방적으로 저의 도움과 지원을 받는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그들 자신이 하나됨을 위해 저를 위해서 헌신과 사랑을 표현해주기도 합니다.


최근 저희 장인께서 5년간 암으로 투병하시다 마지막 고통 가운데 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많은 분들이 기도해주시고 위로해주십니다.
이러한 위로와 사랑은 이곳에서 저와 함께 시간을 보낸 아프리카 기독교 지도자들로부터도 주어지고 있습니다.
아직 비자를 받지 못한 이상예 선교사를 위해서 직접 이민국에 가서 출국 허가서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이름도 모르는 제 장인을 위해서 진심으로 염려하며 기도하고 위로의 말을 전해줍니다.
참으로 귀한 믿음의 가족들을 그리스도 안에서 만나고 접하는 소중한 경험입니다.

이러한 연합과 하나됨의 신비스러운 경험은 오직 그리스도로 인해서 가능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진행하시는 이 일에 대한 분명한 확신을 갖고
동일하게 저희 가족들이 여러분이 지금 속해 있는 교회 공동체의 경계를 넘어서
이곳 낯선 삶의 자리에서 살아가지만
여전히 여러 분과 '하나'로 살아갈 수 있도록 기회를 허락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희 가족들은 이곳에서 사랑하는 믿음의 동역자분들과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고,
동시에 이곳에 있는 낯설지만 동일하게 소중한 하나님의 사람들과 함께 하나가 됩니다.

 

이제 곧 그리스도의 깊은 사랑을 더욱 강력하게 접하는 사순절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이 단지 행복 추구도 아니고, 고통과 아픔을 피하는 것도 아니고,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고통 가운데서도 변함없이 함께 그 길을 걷는 여정이라 생각합니다.

 

이 소중한 삶의 경험과 과정에 함께 해주시는 믿음의 동역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몇 가지 기도제목을 부탁드립니다.

 

1. 아프리카 기독교 지도자들을 섬기는 사역에 참여하는 주종훈 선교사에게
바른 확신, 열정, 그리고 지혜와 능력이 주어지도록


2. 아버지의 고통과 아픔에 함께 하며 그리스도의 위로와 사랑을 전해야 하는 이상예 선교사의
강건함과 평안과 지혜로운 섬김을 위해서


3. 하영이 하진이가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지혜롭고 하나님의 마음을 품으며 강건하게 자라가도록


4. 가족들(이상예, 하영, 하진)의 비자가 어려움없이 잘 주어질 수 있도록


5. 저희들이 거주하며 사역하는 동안 강도와 사고의 위험으로부터 안전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나이로비에서

주종훈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