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들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이르라
여인이 임신하여 남자를 낳으면
그는 이레 동안 부정하리니
곧 월경할 때와 같이 부정할 것이며.’
(레위기 12:1,2)
개인적으로 볼 때,
구약의 정결법의 특성들 중 하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정결함을 향하여 진군하는 것이 아니라,
수동적이고 방어적으로
부정함으로부터 회군하는 것이다.
이 때, 부정한 것에 정복당하면
(부정한 것에 접촉되면)
거룩하신 하나님께
제사를 드림으로써
부정으로부터 벗어나
다시 정결하게 된다.
그런데 이 와중에
예외적인 경우의 수가 등장한다.
그것은 여인의 유출과 출산이다.
하나님은
여인의 유출 즉, 월경 기간과
출산으로 인한 산혈 기간을
부정한 것으로 못 박고 계신다.
(레위기 15:19-24; 12:2-5)
부정한 짓을 저지르지 않고,
부정한 것에 접촉하지 않아도
여인은 생리적인 현상에 의하여
때가 되면(!) 자연적으로
부정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여인으로 태어난 내게는
참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말씀을 통해서,
그리고 복음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내가 알게 된 하나님은
편애가 없으신
자비와 긍휼의 왕이시다.
그런데 왜 하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것일까?
말씀을 대하면서
여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받아온
상처들이(치유 중인!)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끙끙 앓는 소리를 하면서
하소연하듯 그 분께 여쭈었다.
“저를 여인으로 만드신
아버지 하나님!
왜 여인은 그냥 가만히만 있어도
때를 따라 저절로 부정해지게 하셨습니까?
여인에게 월경과 산혈을 있게 만드신 분은
당신이 아니십니까?
그런데 어찌 여인의 월경과 산혈 기간을
부정하다 정하셨습니까?”
그러자 그 분은
상처받은 짐승처럼
으르렁거리는 나를 데리고
마태네 집으로 들어 가셨다.
마침, 예수님께서는
마태네 집에 앉아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드시고 계셨다.
이 모습을 목격한
바리새인들은 제자들에게
어찌하여 네 선생은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먹느냐고 비판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건강한 자에게는 의사가 쓸 데 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 데 있느니라.
너희는 가서 내가 긍휼을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노라 하신 뜻이
무엇인지 배우라.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
(마태복음 9:12-13)
이 광경을 보고 있던 내게
그 분이 물으셨다.
“나는 스스로 정결하다고 생각하는
바리새인의 하나님이냐?
아니면 스스로 부정하다고 생각하는
세리와 죄인들의 하나님이냐?”
“스스로를 부정하다고 생각하는
세리와 죄인들의 하나님이십니다.”
“바리새인들 중에 여인이 있더냐?”
“아니요.
바리새인들은 모두
유대 남자들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내가 여인들의 월경과
산혈을 부정하다 한 이유를 알겠느냐?”
“예.... 알 것 같습니다, 주님.”
말씀을 따라서 여인들은
정기적으로 부정의 기간을 보내야 했다.
그렇다면 여인들은 어떤 마음으로
부정의 기간을 보냈을까?
아마도 여인들은
부정한 것에 닿지 않아도
저절로 부정해지는 자신을 보면서
자신의 존재 자체는
원래 부정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그래서 여인들은
이 부정의 기간 동안
정결케 될 날을 갈망하면서
정결케 하시는 거룩하신 하나님을
더욱 뜨겁게 갈망했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여인들의 정기적인 부정의 기간은
오히려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이 아닌가!
그렇게 여인보다
디테일하신 하나님은
여인들만 경험할 수 있는 부분을
당신과 교제하는 방식으로
끌어들이셨던 것이다.
그래서 여인들은 월경과 산혈 기간을 통해
자신의 부정함을 목도하면서
더욱 뜨겁게 하나님을 갈망할 수 있는
은혜의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이제, 정결케 하시는 왕
예수 그리스도는
수동적이고 방어적으로
부정한 것으로부터의 회군을
명하지 않으신다.
오히려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정결케 하시는 당신을 향해
진군하라고 명하신다.
그 분의 피 묻은 손에 닿게 될 때,
모든 부정한 것은 정결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그 분의 만지심을 갈망하면서
그 분께로 나아가는 것이다.
할렐루야!
말씀을 통해서
여인의 월경과 산혈에 담긴
하나님의 은혜를 배우고 나니
지금까지 그 누구도 나에게
이런 것을 가르쳐 준 이가 없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게 느껴졌다.
내가 월경이나 산혈에 대해서
사회나 학교에서 배운 것은
고작해야 생물학적인 지식과
그것에 담긴 사회화된 정서인
부끄러움, 불결함, 불편함이 전부였다.
그래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월경 중에 하나님을 더 깊이 만나는 법,
산후 조리 기간 중에
하나님을 더욱 뜨겁게 누리는 법 등을 만들어
여인들끼리 공유하면 어떨까? 하는.ㅋ
말씀을 묵상한 후,
이제 막 월경을 시작한
딸아이와 말씀을 나누면서
월경에 담긴
하나님의 섬세하신 사랑을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이 부정의 기간을
특별히 회개하는 기간,
하나님을 더욱 뜨겁게
갈망하는 기간으로 삼고
여인들의 하나님을 찬양하자고
의기투합을 했다.ㅎ~
“여인들의 하나님!
당신의 섬세하신
사랑을 찬양합니다.
은혜의 선물로
부정의 기간을 주셨으니
이 기간 동안 깊이 회개하면서
더욱 뜨겁게 당신의 구원을
갈망하게 하소서!”
#Nov. 1. 2011. 사진 & 글 by 이.상.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