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의 보물창고/HIStory

우리들의 집사님!

창고지기들 2013. 6. 26. 05:15

 

 

 

 

무럭무럭 성장하던 초대 교회에

내분의 조짐이 나타났다.

(사도행전6:1)

 

 

“시방 우리 헬라파 과부들이

매일의 구제에서 빠졌다는 겨?

어떻게 교회에서 이럴 수 있는 겨?”

 

 

헬라파 그리스도인들이

교회의 리더십을 주름 잡고 있던

히브리파 그리스도인들을

원망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헬라파 성도님들의 원성이 억쑤로 높아 예.

우찌해야 합니꺼?”

 

 

이 때 사도들은

강자로서 자기 입장을

고수하거나 변명하지 않았고,

약자들의 원망을 무시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어려운 상황을 재료로

집사 직분을 새롭게 창조하여

일곱 명의 집사를 선출했다.

이는 그들이 성령 충만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후로 누가는

새롭게 선출된 집사님들의

사역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런데 이들 집사님들의 주된 사역은

단순히 교회 식당에서

밥을 퍼주는 것이 아니었다.

스데반과 빌립의 예를 통해서 볼 때,

그들의 주된 사역은

기독교 변증과 복음 전파였다.

그들은 주어진 은사와 성령 충만함으로

이 사역들을 능력 있게 감당했다.

그들 중에서 첫 순교자가 나올 정도로 말이다!

 

 

*

 

 

국 냄새 풀풀 나는 식당에 들어서자

많은 집사님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밥을 퍼주시는 분, 국을 퍼주시는 분,

반찬을 담아주시는 분, 설거지를 하시는 분,

짠통을 치우시는 분, 뒷정리를 하시는 분…

 

내 앞에 서계시던 분이

푸짐하게 반찬을 챙겨 가셨다.

반찬을 담아주시는 분과

안면이 있는 게 확실해 보였다.

나는 빈약한(?!) 식판을 들고 의자에 앉았다.

밥맛이 쓸쓸했다.

 

 

잠시 식판을 뒤로 하고

식당에서 밥을 퍼주시는

집사님들을 바라본다.

이것은 그들의 주된 사역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의 주된 사역은

교회 밖에서 이루어진다.

 

누군가는

의뢰인의 건물을 설계하되

의뢰인이 그 건물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거하길

간절히 기도하면서 하고,

누군가는 병원을 경영하면서

병원 식구들이 성령 안에서의

의와 평강과 희락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하고,

누군가는 식당에서 요리를 하면서

그리스도의 위로와 격려를 전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옷을 입는 사람들이

그리스도로도 옷을 입을 수 있도록

기도하는 마음으로 옷을 만들고,

누군가는 세상으로부터 강도 맞은 자들을

주님의 마음으로 살뜰히 보살펴 주기 위하여

성령의 지혜로 열심히 공부를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가정에

하나님 나라가 임하도록

밥을 할 때도, 빨래를 할 때도

하나님의 임재 연습을 한다.

 

 

그 누군가는 바로

교회가 창조해낸 우리들의 집사님이다.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그들의 사역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은

누가 뭐래도 점점 더 왕성해지고 있다.

 

 

 

케냐로 오기 전

그리스도 안에 살면서

함께 교제를 나누었던

집사님들을 한 분씩 떠올려본다.

그리고 뜨겁게 기도해본다.

 

그들이 모두가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그리스도와 세상으로부터

모두 칭찬받는 자들이 되기를,

그들의 삶의 자리가

그 분을 예배하는 성소가 되기를,

그리고 그들로 인하여

하나님의 말씀이 왕성해지고,

복음이 능력 있게 전파되기를!

 

 

키리에 엘레이손!

 

 

 

#Jun. 25. 2013. 글 by 이.상.예.

 

*)사진은 하나님의 말씀을 더욱 왕성케 하고 계시는

그리운 집사님들과 2년 전 미국에서 찍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