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보물창고/선교 편지

그리스도의 토대 위에서만 가능한 사역에 참여하면서

창고지기들 2013. 6. 21. 03:31

 

 

 

저희가 거주하는 케냐는 이제 우기를 마무리하고

가장 추운 계절로 접어들었습니다.
짙은 구름이 하루 종일 하늘에 가득해서

태양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고산 지대인 나이로비에서 맞이하는 추운 계절은

북반구에서의 겨울 날씨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이제 제법 익숙해져야 할 것같은

케냐의 환경과 문화 그리고 이곳의 사람들과 제도들이

여전히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지난 40여년간 살아온

고국과 미국에서 터득한 삶의 방식이

여전히 깊이 저를 붙들고 있기 때문인듯 합니다.

 

이렇게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가고

사역하는 과정에서 얻게되는 가장 큰 교훈은

삶의 토대를 더욱 확고히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제가 지금껏 확신해온

삶의 토대들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근본적인 토대인 그리스도에게

저 자신을 내어맡기는 과정으로 경험됩니다.

 

 

 

저희 가족들은 현재

이곳 케냐에서 거주할 수 있는 효력있는 비자가 없는 상태에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 거주할 때 효력있는 문서나 비자를 유지하는 것은

제가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가장 기본적인 조건과 토대였지만,
그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하나님의 가르침이 현실적으로 주어졌습니다.
이곳에서 살아가는 중요한 토대가

이 나라에서 발급하는 비자(물론 중요하지만)가 아니라,
삶을 가능하게 하시는

그리스도의 신비스러운 보호와 개입이라는

현실을 경험하며 비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한 저는 제가 지금까지 배우고 확신해왔던

제 신앙과 신학을 재고하고 있습니다.
제 신앙과 신학 그리고 선교 사역은 지나치게 이상적인 토대,
그리고 기본적인 여건이 주어진 환경에서만 가능한 제한된 것이었습니다.

 

 

 

 

 

 

 

 


 

지난 6월 초 예정된대로

이곳 슬럼가에 있는 한 교회를 방문해서

예배하고, 설교하고,

그리고 얼마되지 않지만 후원자분들의 마음을 담아

 재정적인 지원도 전달했습니다.


아프리카 슬럼가에 위치한 이 교회의 건물과 예배 방식은
제가 지금껏 생각하고 사역해왔던 것과는 너무도 달랐습니다.
지금껏 제가 배우고 확신해왔던 이론과 논리로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임재를 더욱 경험하기 위한 공간,

좀더 청결하고 집중할 수 있는 여건,
그리고 좀 더 회중을 참여케 하는 음악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저희 가족들이 살아가는 삶의 토대를

제가 원하는 방식대로 만들어 갈 수 없고,
이곳에서 섬기기 위한 선교 사역도

제가 마련한 신학적 확신과 원칙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저의 기준으로는 가능하지 않지만,

하나님께서 가능한 삶의 토대와 여건을 허락하시고,
저의 신앙과 신학의 확신을 갖고서는 논리적으로 담아낼 수 없지만,
그리스도를 증거하시는 성령님의 사역에

단지 순종하며 참여하게 됩니다.

 

하나님이 저희 가족들을 통해서 진행하시는 사역에

저희들이 더욱 지혜롭게 그리고 강건하게 참여하도록
큰 관심과 사랑을 지속적으로 전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와 가족들의 삶과 사역을 위해서

다음과 같이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1. Africa International University에서

가르치고 양육하는 사역에 지혜와 능력이 가득하도록

 


2. 아프리카 기독교 지도자들과 현지 교회들을 위한

목회 지원 사역을 적절하게 잘 감당하도록

3. 가족들의 체류를 위한 비자가 어려움없이 주어질 수 있도록

4. 이상예 선교사의 건강(당뇨,고지혈)과 영적 강건함을 위해서

5. 방학중인 하영이와 하진이가 강건하고 지혜롭게 지내며

새로운 학년을 잘 준비하는 시간이 되도록

6. 삶과 사역을 위한 이동 가운데

하나님의 특별한 보호하심으로 늘 안전하도록

7. 거주하는 여건에 강도나 여러 위협들로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안이 늘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나이로비에서

2013년 6월에

주종훈 선교사 드림